[스크랩] 무난방 비닐하우스 연구
맹추위에도 보일러 필요없는
무난방 비닐하우스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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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인 25일 아침. 진눈깨비가 흩날리는 추운 날씨였지만 경기도 이천시에 있는 탕광위(58)씨의 비닐하우스 안은 영상 10도가 넘는 봄날씨였다. 그곳에서는 태국 샐러리, 파프리카, 이스라엘 고추, 월남 고추 등 열대 작물과 노란 토마토가 자라고, 출입구 반대쪽 끝에 만들어진 양어장에는 매기와 붕어가 놀고 있었다. 이곳은 겨울에도 난방이 필요없는 무난방 비닐하우스다.
탕씨는 이를 한국 농촌에 보급하는 것이 꿈이다. 농부도 아닌 그가 비닐하우스 연구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화교다. 한국에서 나고 자랐지만 언제나 이방인이었다. 차별을 이겨내는 방법은 부지런함 밖에 없었다. 그래서인지 1997년 병이 찾아왔다. 관상동맥이 막혀 가슴에 동맥을 확장시키는 관을 심는 수술을 했다.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 인생관이 바뀌었습니다. 국적이야 어떻든 한국은 제가 나고 자란 곳입니다. 죽기 전에 이 나라를 위해 무언가를 남기고 싶었어요.”
탕씨 집안은 100년 전쯤 서울 용산에 정착했다. 그도 용산 토박이다. 조상이 살던 곳은 산둥성 서우광시. 야채 재배로 이름난 곳이다. 한국화교산동수광동향회 회장을 맡기도 했던 그는 고향을 오가며 난방이 필요없는 비닐하우스를 눈여겨 봤다.
“한국 농촌의 비닐하우스는 겨울에 보일러를 때야 하기 때문에 난방비가 많이 드는데 서우광시에서는 기름 한 방울 들지 않고도 온도가 15도 이상 유지되는 비닐하우스로 겨울에 채소를 기릅니다.”
탕씨는 1998년부터 이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고, 2002년 단국대 생명자원과학대학과 협의해 비닐하우스를 지어 실용성 여부를 실험했다. 결과는 희망적이었다. 2002년 11월부터 2003년 3월까지 최고기온의 경우 외부가 10도를 넘지 않을 때 내부는 20도 안팎을, -7~4.4도를 오르내릴 때 내부 온도는 12.5~18.3도를 유지했다.
탕씨가 1998년 특허까지 얻은 비닐하우스는 황토벽을 이용한 것으로 남쪽을 뺀 3면을 벽돌로 외부를 둘러싸고 안에 황토, 짚, 숯 등을 넣은 두께 1.의 벽체로 만들었다. 낮에 황토벽에 저장된 햇빛의 열기가 밤에 벽 안의 환기통로를 통해 흘러 나와 온도를 유지하는 시스템이다. 탕씨는 비닐하우스에 철골 구조를 세우고 이를 강선으로 연결해 폭설과 강풍에도 이길 수 있도록 했다.
탕씨는 요즈음 또 다른 실험을 준비 중이다. 버려진 유리온실을 활용해 무난방 유리온실을 짓고 있는 것. 이곳에는 버섯 양식장과 함께 올해처럼 눈이 쉼없이 내릴 경우 난방 연료로 쓸 수 있도록 메탄가스를 얻을 수 있는 축산 퇴비 발효장도 포함되어 있다. 탕씨는 이 기술이 양어장, 축사, 화원 등은 물론, 예술인들의 작업장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탕씨의 비닐하우스가 농가에 보급되기에는 넘어야할 산이 있다. 가장 큰 걸림돌은 평당 50만원을 웃도는 설치비용이다. 또 밤에 온도 저하를 막기 위해 해가 지면 부직포로 비닐하우스를 덮고 아침에 이를 벗겨 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중국 칭화대의 도움을 받아 자동화에 성공했지만 이 경우 평당 몇 만원의 설치비가 추가로 든다고 했다. 돈도 많이 들었다. 탕씨 부부는 7년 동안 무난방 비닐하우스를 연구하고 만드는 데 10억원이 넘는 돈을 쏟아부었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 후세를 위해 무언가를 남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것이 태어나 살고 가는 보람이 아닐까요.”문의 011-785-7723. 이천/권복기 기자
[출처] 무난방 비닐하우스 연구|작성자 더불어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