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춘란의 상식 | 한국 춘란 공부
1.
건강한 난을 고르려면?
Q 지난 봄 우연히 난 전시회를 구경하고 난을 기르기로 결심한
초심자입니다. 좋은 난을 구입해야 잘 기를 수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
어떠한 기준을 두고 골라야 하나요?
A 그윽한 향과 기품있는 잎을 가진 난을 대하고 나면 그 매력 때문에 누구나 한번쯤 길러보고 싶은 유혹을 받게 됩니다. 그렇지만 초심자들에게는 난의 종류, 선택 및 재배방법이 어렵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망설이게 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러나 몇가지만 유의하여 난을 구입한다면 초심자들도 얼마든지 건강하고 아름다운 난을 가꿀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동양란을 고르는 첫째 요점은 뿌리의 상태와 잎의 빛깔입니다. 뿌리는 난의 성장을 좌우하는 가장 큰 요인이므로 뿌리가 실하지 않은 것은 아무리 잎에 윤기가 흐르고 빛깔이 좋아도 피해야 합니다.
좋은 뿌리는 가구경마다 흰 뿌리가 3∼4개 이상 붙어 있고 상처나 검은 얼룩이 없는 것을 말합니다. 원래 새로 나온 뿌리는 희지만 2년 이상 경과하면 갈색으로 변하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건강하지 않은 난은 뿌리는 까맣게 변해 있거나 갈색빛으로 물들어 있습니다. 뿌리는 굵고 희며 깨끗한 것을 고르는데 특히 뿌리 끝이 싱싱한 것일수록 좋고, 벌브는 통통하며 크고 긴 것이 좋습니다. 큰 벌브에서 큰 신아가 나오기 때문에 이 점은 유의해서 살펴야 합니다.
잎을 고를 때는 잎의 빛깔이 좋고 윤택이 있으며 두터운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한가지, 난은 원래 3대가 함께 모여 사는 장수식물이므로 구입시 3촉 이상을 구입하는 것도 중요한 일입니다. 1∼2촉을 구입할 때에는 가격이 싸서 그만큼 부담이 적은 이점이 있지만, 1년이 지나도 1촉 이상의 번식을 기대하기 힘들므로 결과적으로 별 차이가 없는 것입니다.
잎의 빛깔은 가꾸는 환경과 요령에 따라 달라집니다. 빛깔이 검푸르고 길이가 긴 것은 완전한 그늘에서 자랐다는 증거입니다. 이런 것은 보기는 좋으나 힘이 약하기 때문에 장차 번식이 떨어지고 허약하게 자랍니다. 알맞게 조절된 햇빛에 쪼이면서 가꾼 난은 잎에 기운이 돌고 잎 끝이 서는 경향이 있으며 잎이 두텁고 힘있게 보입니다. 이런 난은 뿌리와 구경이 굵고 실합니다.
난에도 여러 가지 병이 있으므로 병이 없는 건강한 난을 골라야 합니다. 병중에서도 가장 무서운 것은 바이러스입니다. 바이러스에 걸린 난은 생장이 위축되고 잎에 보기 흉한 얼룩이 생깁니다. 잎에 보기 흉한 얼룩이 들었다 하면 일단은 유의해야 하는데, 특히 새촉이 올라올 때 잘 나타나므로 주의 깊게 살펴보아 표면이 얼룩이나 흐릿한 반점이 있는 것은 구입하지 말아야 합니다.
바이러스에 걸린 난을 건강한 난과 같이 관리하면 쉽게 전염이 되며, 지금까지도 바이러스에 걸린 난은 치유가 안되는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그러므로 잎에 이상한 얼룩이 있는 것은 만져 보지도 말아야 합니다.
또 잎에 윤기가 흐르고 새로 자라난 촉의 떡잎이 마르지 않은 것을 골라야 합니다. 난이 알맞은 환경에서 자라면 떡잎이 오랫동안 신선한 상태를 지속하며 잎에 윤기가 흐릅니다. 난을 구입하고자 할 때는 가능하면 난분을 엎어 뿌리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여야 합니다.. 난을 심는 재료와 심는 방법이 사람마다 약간씩 다르기 때문에 분을 엎어 뿌리 상태를 확인하고 자신의 배양 방법대로 심어서 관리하도록 해야 합니다. 난에 물을 자주 주어 가면서 가꾸던 것을 적게 주어 가꿀 때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지만, 햇빛을 많이 보이면서 물을 적게 주어 가꾸던 난은 햇빛이 약한 곳에서 물을 많이 주게 되면 점차적으로 생육이 나쁘게 됩니다. 그러므로 극단적으로 물을 적게 주어 가꾸던 난은 피해야 합니다.
난을 재배할 때 일조량을 적게 하거나 지나친 가온을 해서 급신장한 것은 잎의 자태도 나쁘고 뿌리와 잎이 쉽게 상합니다. 따라서 묘(苗)가 조금 작더라도 튼튼한 것을 구입해야 합니다. 묵은 촉을 입수할 때는 반드시 신아가 나오는 것인가를 확인해야 하는데, 잎은 튼튼해 보여도 신아의 가능성이 없는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새촉에 이상이 있는 난은 병충해에 감염되었던지, 뿌리에 결함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원인을 잘 파악한 후에 구입해야 합니다.
난은 서둘러서 잘 크는 것이 아닙니다. 자연의 섭리에 따라 자라는 것이고 주인의 애정으로 건실해지는 식물입니다. 뿐만 아니라 난과의 만남이 소중한 것처럼 애란인과 난가게 주인과의 인연도 소중하다고 하겠습니다 더 나아가서는 동호인간의 친목도모와, 애란인과 상인과의 돈독한 유대관계는 우리난계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세력이 될 것입니다.
2.
꽃망울을 벗기지 않고 산채를 하려면?
Q
산채시 꽃망울을 벗겨보는 것은 자연보호에
위배된다고 생각합니다. 꽃망울을 벗기지 않고서 채취하는 방법을 알려주십시오.
A 꽃대가 어느 정도 올라온 상태에서는 꽃이 피지 않아도 굳이 꽃망울을 벗기지 않고 꽃의 특성을 알 수 있습니다. 꽃망울을 벗겨보는 것은 포의에 꽃잎이 완전히 가리워진 상태에서 그 꽃의 특성을 알려고 할 때라고 하겠습니다. 제법 많은 기간을 포의에 싸여 있기에 그 기간에 산채를 하는 애란인들은 이제 꽃망울을 벗겨보는 것을 당연시 여기고 있는 실정이라고 하겠습니다. 결코 바람직한 현상이라고는 할 수 없는 일입니다.
화예품을 산채하고자 할 때는 꽃이 피는 시기를 선택하는 것이 물론 좋습니다. 만개하지 않아도 포의에서 꽃망울이 머리를 내밀었으면 색화를 비롯하여 소심이나 무늬화도 쉽게 구별을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꽃잎이 고개를 내밀기 전에 화예품을 산채하고자 할 경우입니다. 꽃망울을 벗기지 않고서는 꽃의 특성을 알 수 가 없기 때문입니다. 소심은 전체적인 잡색이 없을 경우 기대에 볼만하다고 할 수 있지만, 그 외의 품종은 짐작하기가 어렵습니다. 꽃망울을 벗기지 않기 위해서는 결국 꽃망울을 벗기지 않고도 품종을 알 수 있는 때를 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부득이 꽃망울을 벗겨야 될 경우에는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많은 산채인들이 꽃망울을 벗겨 민춘란으로 판단되면 아무렇게나 버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어쩔 수 없이 꽃망울을 딴다지만 아니라고 판단되었으면 꽃망울을 딴 포기 옆에 놓는 것을 산채 예의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다른 산채인이 와서도 다시 그 포기의 꽃망울을 떼어낼 필요가 없게 되기 때문입니다. 산채시 무작정 아무 꽃망울이나 마구 따는 것은 지양해야 할 것입니다.
3.
동해를 입은 난의 치료는?
Q
기르고 있는 난 중에 관리 소홀로 인하여
동해(凍害)를 입은 듯한 분이 몇 보입니다. 어떻게 처방을 해야 하는지요.
A 겨울철 갑자기 쌀쌀해진 기온으로 난이 동해를 입게 된 경험은 많은 사람들이 갖고 있을 것입니다. 심한 동해를 입게 되면 처방을 하여도 살리기 어려우나, 어느 정도의 상태는 빠른 처방을 하면 살릴 수 있으니 올바른 동해의 처방법을 알아두면 유효할 것입니다.
동해를 입었다 싶으면 대부분의 배양자는 곧 따뜻한 곳으로 옮겨 관리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는 전혀 처방이 될 수 없고, 오히려 더욱 악화시키는 결과를 일으켜 소생시키기 힘들게 됩니다. 영하의 상태에서 동해를 입었으니 우선은 약간의 온도만 올려주어야 합니다. 얼지 않을 정도의 차가운 상태로 보관합니다. 차가운 상태로 보관하면서 서서히 온도를 높여 정상적인 관리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갑자기 따뜻하게 되면 얼었던 잎이 다 떨어져 버리는 최악의 상태가 되니 극히 주의해야 합니다. 얼지 않는 온도 2℃에서 기온을 맞춰 준 다음 서서히 4시간 정도에 1℃ 정도씩 올려주고 당분간은 5℃정도를 유지해 주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겨울철 산채시에도 이러한 방법은 그래도 적용됩니다. 산채해 온 난을 그대로 따뜻한 곳으로 옮겨 관리하게 되면 제대로 적응을 못하고 부작용을 일으키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차가운 기온과 함께 생활하다 갑자기 급격한 변화를 일으키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역시 앞에 설명했던 바와 마찬가지로 서서히 변화된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차가운 기온에서부터 관리해야 합니다.
4. 라벨의
필요성
Q 난을 재배하는 데는 라벨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그 필요성에 대해서 설명해 주십시오.
A 재배 식물이 많지 않을 때는 기억하고 있을 수 있으므로 라벨의 필요성을 그다지 느끼지 못하지만, 이것이 숫자가 많아지면 도저히 기억할 수가 없어서 라벨의 중요성을 통감하게 됩니다. 극단적인 경우에는 라벨에만 의지할 수 밖에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관리하는 사람의 출입이 많은 장소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옮겨심기나 관리에도 여러 사람이 하는 일이 많은 경우는 라벨에 종명은 물론 산지(産地), 도입 연월일, 도입 장소, 그루나누기 연월일, 옮겨심기 연월일 등을 써두는 것이 뒷사람들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이것은 일반 재배가에서도 적용되는 일이며 자세한 기록을 남겨두면 그만큼 나중에 관리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인간의 기억력이라는 것은 의외로 믿을 수 없는 것입니다.
종류에 따라 혹은 분갈이 한 난, 화아분화 시키는 난 등은 다소 귀찮을지도 모르지만 두가지 라벨을 꽂아주는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라벨은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것을 사용하지만 뿌리가 상하지 않도록 끝을 둥글게 해둡니다. 필요사항이 많을 때는 2매에 나누어서 쓰면 되므로 될 수 있는 한 많이 준비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또 물주기를 구별하거나 시비 등을 구별해야 될 난은 색이 다른 라벨을 사용하는 것이 한눈에 알 수 있어 좋습니다. 근래 난계(蘭界)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바이러스에 의한 병반(病斑)은 특효약이 아직 없으므로 배양법과 환경 정비에 평소부터 주의하여 통풍이 잘 되도록 하고, 적정한 시비와 관수에 유의하는 동시에 병반분, 그 그루나누기에 사용한 칼, 가위는 격리해서 병에 걸리지 않은 건전한 그루에 전염되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5.
수입란의 구입방법은?
Q
난 재배의 성패는 일차적으로 난의 구입에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라 하는데, 수입된 난을 구입할 때는 어떤 점에 주의를 해야 하는지요.
A 외국에서 수입되어 온 난을 구입할 때 가장 크게 문제가 되는 것은 그 난이 건강하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하는 것입니다. 과거 외국란을 사서 재배할 때 가장 크게 대두되는 문제는 수입해 온 난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이 많았다는 것입니다. 또한 기후조건이나 배양방식의 차이로 우리나라의 실재배자에게서 살아 남는 확률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사람이 이사를 해도 몸살을 앓는 것과 마찬가지로 기후 풍토가 다른 낯선 곳에 온 난 또한 마찬가지여서, 싱싱하던 잎들이 누렇게 마르고 끝내는 고사해 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러므로 수입란을 성공적으로 재배하려면 구입할 때 재배 당시의 기후조건이나 배양법을 잎이나 뿌리 상태를 보고 유추해 내서 거기에 맞는 재배법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먼저 일본에서 수입되어 오는 난을 보면 배양방법이 뛰어남을 알 수 있어 일본이 동양란의 전문국임을 느낄 수 있습니다. 대규모의 난전문 농장과 전국 애란연합회 등이 결성되어 있어 명감(銘鑑)이라 하여 인기순위를 정하고 있고, 난이 원예품종으로 확실히 정착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일본에서 수입되어 오는 난의 상태를 보면 잎이 깨끗하고 윤기가 나며 보편적으로 잎이 짧고 햇빛에 탄 잎이 적습니다. 또한 난의 생육에 적합한 배양토가 발달되어 뿌리 생육 상태도 양호합니다. 상태를 통해 그 배양법을 추측해 보면 차광 및 햇빛의 조절이 양호하고, 분 재배에서 비료를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일본 수입란의 경우는 중품 이상의 것이라면 우리 기후에 잘 순응하는 편입니다.
다음으로 대만란의 경우를 살펴보면 대부분 소심이나 사계란, 비아란, 보세, 아리산춘란, 설란, 한란 등이 수입되어 오는데 분재배와 노지재배품이 있습니다. 노지재배품은 뿌리가 너무 길어서 짤려있고 벌브의 껍질 부분이 두껍고, 생육상태가 불균형을 이루는 것이 많습니다. 잎의 발달 모양도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지나치게 긴 것이 있습니다.
한마디로 난의 배양기술은 떨어지나 난이 잘 자라는 전혜의 조건으로 분재배나 노지재배한 것을 파는 형식이므로 값은 싼 편입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분재배를 많이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와 기후여건이 많이 틀리므로, 대만 수입란의 경우 우리나라에서 재배할 때는 그 지방의 여건만 고려한 일방적인 관리보다는 어느 정도 우리환경에 적응시키는 슬기로운 관리방법의 병행이 중요하다 하겠습니다.
품종에 따른 각각의 경우들을 알아보면, 비아란의 경우에는 아주 서늘한 곳에 두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며 다른 난에 비해 차광을 두텁게 하고 온도를 낮게 해 주어야 한다.
소심의 경우는 토분 등 통기성이 좋고 배수성이 좋은 분에다 굵은 배양토를 사용하여 심고 공중습도를 유지시키면서 차광을 조금 더하면 좋습니다. 여름에 덮게 관리하다 보면 수입 당시는 아무런 이상이 없으나 다음해 새촉에 얼룩얼룩하게 반점이 나타나며 바이러스 병반이 나오는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대만에서 수입한 난을 구입할 적에는 새촉이 5㎝쯤 자란 것을 사는 것이 좋습니다. 그때는 구별하기가 비교적 쉽기 때문입니다.
노지재배된 난의 뿌리는 길기 때문에 분에 심을 때 끝을 자르는 경우가 있어 끝이 잘린 난은 노지재배 된 품종일 수 있습니다. 수입란을 구입할 때는 싸다고 하여 촉이 하나하나 갈라진 것이나 벌브가 거의 발달하지 않은 것은 피하는 것이 좋고,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수입해 온 난을 난농장에서 우리기후에 적응시켜 어느 정도 안정된 상태의 난을 판매해 나가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6.
쌍두화(雙頭花)의 원예적 가치는?
Q
올 봄 자생지에 갔다가 한 꽃대에 두 송이의
꽃이 달린 한국춘란을 발견했습니다. 처음 보는 쌍두화라 신기한 마음에 산채하여 기르고
있습니다. 원예적인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합니다.
A 처음 쌍두화를 본 초보애란인들이 가끔씩 질문하는 문제입니다. 일경일화(一莖一花)로 알고 있는 한국춘란에 2화의 꽃이 핀 것을 처음 보게 되는 초보자들은 신기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됩니다. 이러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산채를 하여 기르고 있는 것을 이따금 볼 수 있습니다. 자생지를 다니다 보면 대부분 눈에 띄는 것은 역시 일경일화의 한국춘란입니다. 그러나 쌍두화의 모습을 구경하기가 그렇게 어려운 것은 아닙니다. 한국춘란이 많이 자생하는 지역에서는 예외없이 쌍두화의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할 정도로 어렵지 않게 구경할 수 있는 것이 쌍두화입니다. 즉, 세력이 왕성한 포기에서는 한 꽃대에 두 송이의 꽃을 피울 수도 있는 것입니다. 원래 세력이 좋은 춘란은 쌍두화를 피울 수 있는 자질을 모두 갖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성질이 퇴화되어 이제는 한 송이의 꽃만 피운다고 하겠습니다. 그러기에 씽두화는 변이를 일으켜 하나의 품종으로 고정된 것은 아닙니다. 올해 쌍두화를 피웠다고 하여 다음해에도 꼭 쌍두화를 보이지는 않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쌍두화의 원예성은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산채를 하여 기르고 계시다면 단지 민춘란을 기르고 있는 것이기에, 다음 산채시에 가지고 가서 자생지로 돌려보내는 것이 좋겠습니다.
7. 애란인의
난실방문
Q 난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다른 애란인의 난실을 방문해 귀한 난을
구경하고, 견문을 넓히며 좋은 난우를 사귀고 싶습니다.
예의를 갖춘 유쾌한 방문을 하려면 어떤 예절이 필요할까요.
A 첫째, 상대의 형편을 고려해야 합니다. 난실을 방문할 때는 전화로 상대방의 형편을 묻고 양해를 구해야 하며, 방문자는 시간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조절해야 합니다.
둘째, 난실 출입시 주인과 함께 들어가도록 합니다. 난실이나 재배장에 들어갈 때에는 반드시 집주인이나 그의 가족 중의 한 사람과 함께 들어가도록 합니다. 또한 주인이 밖으로 나갈 경우에도 반드시 함께 나오도록 합니다. 난을 계속 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다시금 주인의 양해를 얻는 것이 좋습니다. 난실에는 코트를 입고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하고, 손에 들고 있는 물건도 모퉁이에 높고 들어가도록 합니다. 카메라 등은 건들거리지 않도록 손으로 잘 붙잡고 의류의 깃이나 소매가 난에 닿지 않게 주의하며, 양복의 앞단추도 잠그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렇듯 자기 자신이 상대방이라고 생각하면 사뭇 조심하게 될 것입니다.
셋째, 함부로 난분에 손대지 말아야 합니다. 난을 감상할 때 난잎에 손을 대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꼭 만질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일단 주인에게 물어 보고 만지도록 합니다. 위에서 보았을 때 충분한 관찰이 되지 않으면 난분을 주인에게 꺼내도록 부탁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기 손으로 꺼내어 볼 필요가 있을 때는 주인의 양해를 얻어 꺼내어도 좋으나 매우 신중하고 조심성있게 취급하고, 그것도 될 수 있으면 피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 난분의 방향이 어떻게 되어 있는가를 잘 확인한 후에 꺼내어 보고 난 다음 원래 위치에 놓도록 합니다.
넷째,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주인의 설명을 경청하는 자세도 중요합니다. 품종 및 재배방법, 난실의 특징 등을 설명해 줄 때 수용하는 마음가짐으로 잘 듣도록 합니다. 난은 생명체이므로 생명에 대한 경외심을 가지고 기르는 사람이 인격과 태도를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지나친 반박이나 난가격을 논하지 않도록 하며, 좋은 난을 감상하면서 칭찬을 잊지 않도록 합니다.
8.
난과 광선의 관계는?
Q
난도 녹색식물인 이상 살아나가자면 태양광선을
받아야만 합니다. 태양광선을 프리즘으로 보면 일곱 가지 빛으로 갈라지는 현상을 볼 수 잇는데, 눈에는 보이지 않으나 이 일곱 가지 빛이 난에 각기 다른 작용을 함으로써 식물이 자라나고 꽃이 피어 주기적인
생장 생육을 해 나갈 것입니다. 그러므로 광선이 난에 미치는 작용을 각각 알고 알맞게 조절한다면 보다
훌륭하게 재배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난과 광선의 관계를 자세히 설명해 주십시오.
A 태양 빛은 무지개의 빛깔과 같은 일곱 가지 빛깔의 빛이 혼합되어 있습니다. 이 일곱 가지 빛은 각기 파장(波長)을 달리하여 난에 대해 각각 다른 작용을 합니다.
첫째, 광합성작용에 관여하는 빛에 대해 살펴보면 광합성 즉 탄소동화작용을 하는 식물의 잎은 푸르게 보이는데 주로 적등(赤橙 - 붉은계통)빛과 남자(藍紫 - 푸른계통)빛의 두가지 빛이 작용하게 되고 푸른 빛은 흡수, 투과하지 않고 반사하기 때문에 잎이 푸르게 보이는 것입니다. 광합성작용에는 아무리 물과 탄산가스가 많아도 태양의 빛 없이는 절대로 녹말이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식물에 있어서는 광합성에 필요한 파장의 빛이 남아 돌기 마련입니다. 그러므로 잎을 통과한 빛 속에는 아직 광합성을 일으킬 수 있는 파장의 빛이 남아 있습니다. 음지식물(陰地植物)이라고 불리는 식물은 이러한 남은 빛을 이용해서 살아가는 식물입니다. 동양란도 나무 그늘에서 나뭇잎을 통과한 약간의 빛을 이용하여 살아나갈 수 있는 식물중 하나로 강한 햇빛이 직접 닿을 때에는 도리어 해를 입기 마련입니다.
둘째, 난을 튼튼하게 하는 작용을 하는 빛은 자외선(紫外線)을 비롯한 남자(藍紫) 빛의 파장이 짧은 빛입니다. 파장이 긴 빛, 즉 적색계(赤色系)의 빛만으로 식물을 가꾸면 마치 콩나물처럼 도장(徒長)해 버립니다. 붉은 빛만 가지고도 광합성작용이 정상적으로 행해지고 난은 생명을 이어나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조직을 튼튼하게 하는 작용은 못하는 것입니다.
자외선을 비롯한 푸른 빛의 파장이 짧은 빛이 알맞게 비춤으로써 식물은 실하게 자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광합성작용을 하지 않고, 자라는데 필요한 양분을 다른 식물로부터 얻어내는 기생식물(寄生植物)도 암흑 속이나 붉은 빛 밑에서는 올바르게 자라지 못합니다.
셋째, 난의 잎이 정연(整然)한 자세를 갖추고 있는 것은 태양의 빛과 지구인력(地球引力)의 작용이 서로 알맞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인 것입니다. 식물체의 생김새를 바로 잡는데 필요한 작용을 하는 빛은 파장이 짧은 남자색(藍紫色)의 빛입니다. 동양란의 잎이 비스듬히 위를 향해 기울어지는 것은 실상 아름다운 곡선미를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이것은 어디까지나 빛을 충분히 받아들이기 위한 본능의 자세인 것입니다. 따라서 빛이 강할 때에는 잎이 위로 서서 닿는 빛의 양을 줄이곤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빛이 약한 곳에서 가꾸면 잎이 옆으로 눕는 경향이 생겨납니다.
같은 종류의 동양란을 붉은빛과 남자색(藍紫色) 빛 밑에서 재배한 것은 반대로 빳빳이 위로 서 버립니다.
넷째, 꽃의 빛깔은 짧은 파장의 빛이 알맞게 닿을 때에 원래의 빛깔을 보이게 됩니다. 꽃의 빛깔뿐만 아니라 식물의 몸집 속에 함유되어 있는 화청소(花靑素)라는 물질에 의해 나타나는 잎이나 줄기, 열매 등의 빛깔도 파장이 짧은 빛이 닿음으로써 제대로 나타나고, 동양란의 꽃 역시 파장이 짧은 남자색(藍紫色) 빛이 부족할 때에는 아름다운 빛깔로 피어나지 못합니다.
다섯째, 식물은 종류에 따라 꽃눈이 만들어지는 시기가 다릅니다. 어떤 종류는 낮시간이 길어야만 꽃눈이 생겨나는가 하면, 그와 반대로 낮시간의 길이가 짧아져야만 꽃눈이 생겨나는 것도 있습니다. 이처럼 낮시간의 길이에 따라 꽃눈이 생기고 안생기고 하는 성질을 광주성(光週性)이라고 합니다. 광주성은 두가지 경우가 있는데 그 하나는 장일성(長日性)으로써 낮시간이 길 때에 꽃눈이 생겨나는 무리를 장일성식물(長日性植物)이라 하고, 그 반대를 단일성식물(短日性植物)이라고 합니다.
난의 경우에는 파장이 짧은 남자색 계통의 빛의 양에 따라 좌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9.
난과 물과의 관계는?
Q
난뿐만 아니라 모든 식물, 그리고 사람까지도 생명유지와 성장을 위해서는 물이 필요합니다.
난을 상하지 않고 풍성하고 건강하게 자라게 하기 위해서 난과 물과의 관계에 대해 상세히 알고 싶습니다.
A 물은 모든 생물체의 구성에서 가장 근본이고 중요한 요소입니다. 이러한 물이 난에 미치는 영향, 관계를 정확히 알고 재배에 임한다면 더욱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애란인이라면 난을 재배할 때 난이 물을 얼마나 필요로 하는지, 또 어떤 물조건이 필요한지를 경험자나 전문가 또는 책을 통해서 미리 아는 것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난을 직접 다루어 보는 동안에 차차 알게 되는 수밖에 없습니다. 난과식물을 물이라는 조건을 놓고 본다면 지생란(地生蘭)과 착생란(着生蘭)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지생란은 흙속에 뿌리를 박고 살며, 착생란은 나무껍질이나 바위표면 이끼가 긴 나무줄기 사이에서 자라는 것입니다. 난은 지생이나 착생이나 할 것 없이 다른 원예식물보다는 물의 필요량이 많지 않습니다. 물을 몸 안에 지니고 있는 한 보수력이 커서 상당 기간 뿌리로부터 물을 빨아 들이지 않아도 말라서 죽는 일이 없습니다.
그 이유는 물이 식물에 흡수되는 양이 다른 원예식물보다 난이 확실히 적다는 것인데 그 원인은 잎 표면에 있는 물이 달아나는 구명, 즉 공기수가 적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동양란이 서양란보다 다소 덜합니다. 잎부분을 떠나 뿌리의 보수(保水) 생리상태를 살펴보면, 난과식물 같은 것의 경우 뿌리 자체가 물이나 양분을 저장하는 특수기관처럼 느껴지며 또 사실이 그러합니다. 난을 살펴보면 몇 가닥 되지 않는 굵은 뿌리가 달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수분 요구량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암시합니다. 난 자체가 이같이 되어 있어 수분 필요량이 적은데, 사람이 모르고 일반식물처럼 관리하다보면 뿌리가 통기량 부적으로 부패해 버리는 사례가 종종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뿌리로부터의 물주기를 줄이고 엽면살수를 하여 다소나마 난의 수분이용률을 돕고 난 체온을 낮게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한편 난재배에 있어서 수분과다는 금기시 되고 있지만 정말로 그런 것인지는 의문입니다. 수분은 식물체의 70%를 차지하고 있으며, 식물이 크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필수 불가결한 것입니다. 세포 속에서의 각종 생화학반응도 물의 존재 없이는 성립할 수 없고, 식물체의 체온조절이나 식물체 내에서의 물질 이동에는 없어서는 안되는 존재입니다. 난은 본래 열대지방의 나뭇가지 근처에 착생해 있던 점으로 미루어 볼 때 매우 습도가 높은 지역이므로 습도가 많은 것을 좋아합니다. 그런데 어떤 이유로 과습은 좋지 않다고 말하는 것일까요. 그것은 난의 뿌리에는 다수의 난균이 공존해 있어 일반 식물보다 다량의 산소를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흙 속에 수분이 많다는 것은 토양입자의 간경에 수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는 것이고 이것은 토양 속의 산소, 즉 공기가 추출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흑의 수분과다는 일반적으로 산소결핍과 동일하다고 보아도 좋습니다.
일반적으로 식물은 물주기를 중단하면 뿌리가 나빠지기도 하고 꽃과 잎의 영향이 나타나지만, 생육이 좋고 충실한 난은 재배 도중 실패를 해 뿌리를 상하게 해도 바로 잎에 영향이 나타나지는 않습니다. 만약 수분 부족으로 잎이나 벌브에 증상이 나오면 신아도 나오지 않고 빨라야 3년, 늦게는 10년까지의 회복기간이 필요합니다. 얼마나 자주 물주기를 해야하는가는 난 재배자의 재배장 조건, 난의 종류, 난분의 성질과 크기, 배양토, 물의온도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얽혀 한마디로 말하기는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하나의 난을 책임지고 재배하고 있는 당사자는 물주기 정도는 자신이 결정해야 합니다. 물주기에 자신이 없을 때는 어느 기간 동안 차라리 엽면살수를 한 두번 하고 배양토의 상태를 보아가며 관찰하면 과다한 물주기로 인한 부작용 없이 잘 재배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기온이 높은 여름철 배양토의 표토만 보고 건조한 것으로 판단하여 실시한 물주기는 끝내 과잉 관수의 결과를 초래하고 난의 생육에 근본적으로 중요한 뿌리를 상하게 하거나 부패케 하는 큰 잘못이 될 것입니다. 차라리 배양토를 건조시켜 놓는 것이 수분 과다보다는 나은 결과가 될 것입니다.
10. 난과 식물의 휴면장애 현상
Q 난을 배양함에 있어 겨울철 관리로는 휴면이 중요하다고 들었습니다. 휴면을 소홀히 했을 경우에 일어나는 현상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열대나 아열대가 원산인 양란의 경우 휴면기는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으나 한대, 아열대에 걸친 동양란은 종류에 따라 휴면을 요하는 것이 많습니다. 특히 낙엽이 지는 난과식물은 일정기간 휴면이 되어야만 다음해에 새촉이 나와 성장, 개화할 수 있습니다. 상록성인 춘란도 저온에 의한 감응이 없으면 개화가 되지 않고 성장이 느려지게 됩니다. 실내에서 재배할 때 소홀해지기 쉬운 휴면은 제대로의 멋과 품위를 지닌 난으로 가꾸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라 하겠습니다. 휴면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에 오는 장애로는 다음과 같은 현상이 있습니다.
첫째, 이미 꽃망울이 올라왔더라도 꽃이 피지 않거나 꽃이 피어나 색상이 나빠집니다.
또한 꽃대가 짧고 꽃의 수가 적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휴면을 취할 시기에
꽃이 미리 성숙해지기 때문에 오는 현상입니다.
둘째, 잎의 상태가 약해져 다음 해에 새촉이 잘 나오지
않거나, 나오더라도 세력이 약해지게 됩니다.
셋째,
잎의 노화현상이 나타나 품종 고유의 특성이 잘 나타나지 않게 됩니다. 그러므로 관상시기에
짧아지게 되는 것입니다.
사람도 휴식을 취해야 할 때는 휴식해야 하는 것처럼 휴면이 필요한 난에게는 적절한 배양관리가
필요합니다. 건강하게 키우셔서 항상 푸르름과 함께 하길 빕니다.
11.
난은 음성식물인가?
양성식물인가?
Q 식물에는 광합성작용 여하에 따라 음성식물과 양성식물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 중 난은 어디에 속하며 이렇게 나누어지는 이유를 알고 싶습니다.
A 식물 가운데에는 광합성 작용을 하면서도 광량이 소량일지라도 살아가는 것이 있는데, 이를 음성식물(陰性植物)이라고 말하며 어둡고 햇빛이 약한 장소에서 자랍니다. 이에 반하여 소나무, 해바라기, 민들레 등 햇빛이 강할 때 왕성한 광합성활동을 할 수 있는 식물을 양성식물(陽性植物)이라 하며 이는 햇빛이 잘 드는 곳에서 잘 자랍니다. 한편 생육하는 데에 필요한 최소한도의 광량은 일반적으로 음성식물은 하루에 5∼0.5%인데 비해 양성식물은 25∼10%정도로, 양성식물은 충분한 광량 하에서만 자란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런데 동양란의 광량은 8천∼1만5천 룩스 정도로 그다지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은 반일음식물(反日陰植物)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많은 햇빛은 오히려 난의 잎을 태우거나 생리적 장애를 가져 올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난은 햇빛이 뜨거워지면 필히 차광을 해야 합니다.
12.
난을 인공적으로 교배해 주고 싶은데요
Q 식물인 난을 대량으로 번식시키는 방법은 자연교배에 의한 것과
인공적인 교배방법이 있을 것이라 보입니다. 대개 꽃은 나비나 벌 등의 수분활동에 의해
이루어지는데, 춘란은 일찍 꽃피는 편이어서 산채를 다니는 애란인들이 인공적으로 교배를 시켜준다면 좋을
것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교배를 해주는지 그 정확한 방법을 모릅니다.
자세히 알려주십시오.
A 우리는 지금까지 자연에서 얻을 줄만 알았지, 되돌려주는 작업은 도외시해 왔습니다. 그 결과 자연의 난은 점점 사라졌고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져 왔습니다. 자생지를 살리고 난의 멸종을 막기 위한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만, 그중 가장 효과적이고 확실한 것은 개체수를 늘려 나가는 것이라 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애란인들이 산에 갔을 때 꽃이 피어있는 난은 교배를 시켜주고, 씨방이 여물어 있는 것은 터뜨려 주어서 번식할 수 있도록 한다면 좋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자웅꽃술에서 꽃가루덩이를 떼어내서 살펴보면 그 속에 크림색의 꽃가루가 몇 덩어리 들어있는데, 끈적하고 실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것을 이쑤시개나 핀셋으로 꺼내어 다른 난의 비두에 있는 그 구멍의 안쪽에 넣으면 수분이 완료됩니다. 난은 자웅동수(雌雄同數)이지만 같은 난에서 수정되는 것보다 다른 난에서 수정시키는 것이 수월하게 잘되기 때문에 수정시키기 전에 꽃을 선택해야 하는데, 꽃가루는 가급적 같은 포기에서 피어난 다른 꽃의 것이 좋습니다. 수분이 성공했는지 성공하지 못했는지는 1주일쯤 되면 알수 있는데, 꽃이 위를 향하고 있을 때 꽃의 바로 밑인 자방을 보면 갑자기 굵어져 있는 것은 성공이며, 목이 가늘고 꽃이 빨리 시드는 것은 성공하지 못한 것입니다. 우리 모두 자연상태에서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많은 난을 즐기기 위해 난의 인공적인 교배방법에 관심을 기울여 실천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13.
난잎에 무늬가 나타나는 원인은?
Q 대엽혜란이나 한란,
춘란의 잎에 나타나는 아름다운 무늬는 어떻게 해서 생기는 것인가요. 일반적인 푸른 난
잎에서도 무늬가 나타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A 난 잎에 무늬가 생겨나는 까닭을 쉽게 설명하면 잎의 일부에 엽록소를 전혀 가지지 않은 세포가 생겨나기 때문입니다. 즉 생물 내부의 생리적인 조건이나 외부환경이 변화를 일으켜 식물체내에 엽록소를 전혀 가지지 않은 비정상적인 세포가 생겨나는 것입니다. 이러한 비정상적인 세포가 증가하여 하나의 조직이 형성되면 그 부분에는 엽록소가 전혀 없기 때문에 희거나 노란색의 줄무늬, 또는 얼룩이 생겨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무늬이며, 이러한 무늬는 주로 잎에 나타나지만 때로는 잎자루나 줄기에도 나타날 수가 있습니다. 동양란은 단자엽식물로 잎의 조직이 안과 밖의 두 가지 층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외층에 엽록소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없는 세포가 생겨날 때에는 잎 가장자리를 둘러싸는 형태의 무늬가 생겨납니다. 반대로 내층에 이와 같은 세포가 생겨날 때에는 가장자리는 푸르고 잎 한가운데에 희고 넓은 무늬가 생겨나게 됩니다. 또한 외층과 내층에 고루 엽록소를 만들어 내는 능력이 없는 세포가 혼합될 경우에는 그 배열 상태에 따라 잎 전면에 고른 줄무늬가 나타나거나 얼룩진 무늬가 생겨납니다. 보통 이러한 세포가 많이 생성될 때에는 흰빛의 무늬가 되고, 반대로 양이 적을 때에는 노랗거나 담록색의 무늬가 보이게 됩니다. 무늬 생성의 원인이 되는 세포 속에는 엽록소 대신에 카로티노이드계인 황색색소가 함유되어 있는데, 이 부분은 푸른색 부분에 비해 생리적으로 허약합니다. 따라서 새촉이 자라나는 초기단계에서는 강한 햇빛을 삼가고, 어느 정도 자라나 무늬가 점차 뚜렷해지는 단계로 접어들면 서서히 햇빛의 강도를 높여 주어야 합니다. 다만 이러한 무늬를 가진 잎은 약간이라도 햇빛이 강하면 쉬 타버리므로 한층 신경을 써야 할 것입니다.
14.
난잎이 떨어지는 것은?
Q
난의 잎이 노랗게 되어 떨어지는데 혹시 병에
걸린 것은 아닌지 걱정됩니다. 병해에 의해 떨어지는 것과의 차이점은 무엇이며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알려주십시오.
A 난의 잎이 떨어지는 원인은 일반적으로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그 중 하나는 노화(老化)현상에 의한 것이고 또 다른 것은 병해(病害)현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동양란 중 심비디움(Cymbidium)속은 잎의 수명을 3∼8년 정도로 볼 수 있습니다. 재배기술 및 환경조성에 따라 수명을 연장할 수 있으므로 잎을 아름답고 건강하게 가꾸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노화현상의 상태는 노주(老株)의 제일 첫 번째 나온 잎부터 잎가운데가 담황갈색(淡黃褐色)으로 천천히 변하면서 떨어지는데 보통 봄과 가을에 많이 나타나며, 겨울의 월동 휴면기에도 햇빛이 많거나 온도가 높을 때는 나타납니다. 그리고 병해의 현상으로 잎이 떨어지는 것은 입고병(立枯病)과 근부병(根腐病)의 경우에서 나타나는데, 입고병은 담황색이나 황록색으로 변하고 며칠 사이에 급히 나타나며 쉽게 잎이 떨어집니다. 입고병에 걸리면 당년에 나온 새포기만 남으며 노주(老株)나 가운데 포기 등에서 잎이 떨어지고 뿌리는 비교적 건강하지만 구경(球莖)은 말라 있는 것처럼 탄력이 없으며 검게 변합니다. 근부병은 잎이 검은 빛을 띠거나 농록색을 보이며 잎에 광택이 없어지면서 떨어집니다. 노주(老株)에서부터 점점 잎이 떨어지다 마지막에는 새촉까지 죽어버립니다. 뿌리와 구경은 검게 썩기 시작하여 뿌리 끝으로 옮겨갑니다.
병해의 원인이 되어 잎이 떨어지는 것은 주로 봄 여름 가을에 많이 나타납니다. 봄에는 온도의 급상승에 의한 구경의 썩음, 여름에는 온·습도의 상승에 의한 새촉의 무름병으로의 전염, 가을에는 물주기의 과습에 의한 뿌리 썩음이 많이 발생합니다. 또한 겨울에도 춘란의 경우, 물을 자주 주어서 습기가 높을 때는 뿌리가 썩으면서 잎이 검거나 농록색으로 변하며 죽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잎을 건강하고 아름답게 관리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 방법을 알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노화현상을 막기 위해서는 배양면에서 채광 온도 관수 영양상태에 따라 수명의 차이가 나타나므로 잘 관찰하면서 적절하게 관리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채광량이 많으면 잎이 거칠고 황색의 기운이 나타나며, 영양손실이 많으므로 노화현상이 빨라지게 되며 잎이 짧아집니다. 또한 온도가 높으면 생육 생장기간이 길어지지만 영양의 생성과 소모의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습도가 높으면 잎과 뿌리의 호흡작용이 둔화되어서 영양의 흡수에 영향을 받으며, 영양(비료 성분)이 많으면 잎에 윤기는 있겠으나 병충해의 피해를 쉽게 받게 되므로 배양요건을 경험에 의해 조화시키므로써 수명을 연장하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또한 배양요건이 적절히 조화를 이룬다 해도 배양장의 환경에 따라서 배양요건의 작용이 달라지게 되므로 각자의 오랜 경험이 필요하게 됩니다. 병해현상, 또는 배양요건의 불량에 따라서 잎에 발생하는 형태나 조건이 달라지게 됩니다. 그러므로 병해의 성질, 현상 등을 잘 파악해서 예방을 함으로 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는 것입니다.
입고병에 대한 예방이나 근부병에 대한 예방은 배양자의 배양요건이나 환경 등이 특히 문제가 됩니다. 건조하게 기르면 병해의 발생을 상당히 예방할 수 있지만, 번식 생장 관상의 가치가 낮게 됩니다. 또한 잎의 떡잎이 마르면 그 난은 자라는 현상이 정지되어 버립니다. 이때 춘란이나 한란은 화아분화(花芽分化)가 이루어져 꽃눈이 형성되어 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춘란이나 한란은 장기간 건조하게 기르면 난 자체의 노화현상이 빨라지며 죽게 됩니다. 이에 반해 조금 습하게 기르면 건조시와는 반대 현상이 나타나며 특히 병해의 발생이 심하게 되고, 꽃눈이 잘 붙지 않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동양란에 제일 좋은 습도는 70∼80%입니다. 참고로 동양란 중의 잎의 수명이 긴 순서대로 나열해 보면 한란-춘란-혜란 순으로 되어 있습니다.
15.
무지(無地)에서 엽예(葉藝)가
올라오는 경우는?
Q 가끔 난원을 들러보면 잎에 아무 무늬가 없는 무지에서 호나
중투, 중압으로 새로운 촉이 올라온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환경의 변화 때문일까요, 아니면 달이 이유가 있을까요.
A 뒤촉이 무지로 보이는 난이 화려한 무늬를 보이며 새촉이 올라오는
경우를 실물이나 사진으로 어렵지 않게 대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초보자들인 경우 무지에서도 멋진
엽예품이 올라온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많다고 하겠습니다. 그러나 완전 무지인 상태에서 화려한 엽예품이
올라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자생지에서 특성이 없는 민춘란을 캐왔을 경우
엽예품이나 화예품이 올라오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즉 문의 하신 것처럼 환경의 변화로 인하여 무지가
변화를 일으키는 것은 아닙니다. 유전인자를 가진 개체만이 엽예품이나 화예품을
16.
씨방을 뿌려주려면?
Q 채란시 씨방을 따서 뿌려주는 작업을 해주고 있습니다. 특별히 씨방을 뿌려줘야 되는 시기나 환경, 장소에 대해 설명해
주십시오.
A 무분별한 남채로 자생지의 문제가 커가는 요즘 자생지의 난을 아끼는 분들이 많을수록 난계의 앞날은 밝다고 하겠습니다. 난의 씨방에는 약 10만 개에 달하는 종자가 들어 있습니다. 이른 봄 꽃이 피고 수정이 되면 점차 씨방이 성숙되어 속에 들어있던 종자들이 땅에 떨어져 발아하므로 새로운 자손을 형성하게 됩니다. 이렇게 번식되는 것을 종자번식(種子繁殖)이라고 합니다.
씨방이 성숙해지는 시기는 대체로 12월경이며 이때의 씨방을 보면 황록색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이 세로로 갈라져서 종자를 날려보내는 것입니다. 그러나 난만의 특이성으로 한 씨방에서 떨어진 약 십만 개의 종자 중 발아가 되는 것은 얼마 안되어, 그 확률은 만분의 일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난의 발아율이 극히 저조한 것은 난의 종자가 일반 현화식물(顯花植物 : 꽃으로 생식기관을 삼는 管精有胚植物)과 달리 씨눈(胚芽)은 있으나 이 씨눈이 싸고 양분을 비축하여 씨눈이 성장하는데 필요한 영양분의 공급처인 씨젖(胚乳)이 없기 때문에 스스로 발아를 하지 못하고, Mycorrhiza라는 균(菌)의 도움을 받아야만 발아를 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균을 난균(蘭菌)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사람이 파종을 하면 종자와 난균의 만남을 보다 용이하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성숙되어 갈라진 씨방을 따서 햇빛에 크게 노출되지 않는 장소를 선택해야 합니다. 주의에는 2,30년생의 소나무가 많아야 좋습니다. 너무 큰 나무들만 있으면 햇빛을 받기 힘들어 좋지 않습니다. 이러한 장소에 난이 자라고 잇는 것을 확인하고 뿌려 주면 됩니다.
17. 춘란의 식물명과 원예명이란?
Q 한국춘란이란 용어는 식물명(植物名)이 아니라 원예명(園藝名)이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러면 한국춘란의 식물명은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요.
A 식물도감을 찾아봐도 한국춘란(韓國春蘭)이란 이름은 보이지 않습니다. 춘란(春蘭)이란 용어 자체가 식물도감에는 실려있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의 식물도감에서 우리가 춘란이라 말하는 식물을 찾으려면 보춘화(報春花)란 용어를 이용하셔야 합니다. 보춘화를 찾으면 취미애란인들이 민춘란이라 부르는 식물이 설명되어 있습니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신대로 한국춘란이란 용어는 식물명이 아닌 원예명이기 때문입니다. 식물명으로는 보춘화라 불러야 합니다.
이와 같이 식물학적 용어로는 민춘란이다, 한국춘란이다하는 용어들이 사용되지 않습니다. 일본에서 춘란으로 불려지는 식물명이 우리나라에서는 보춘화로 되어 있는 것뿐입니다. 오로지 보춘화가 있는 것입니다. 민춘화이나 한국춘란등의 용어는 난을 취미로 하는 애란인들이 감상에 도움이 되게끔 일정한 기준을 만들고 구별하기 위하여 편의적으로 부친 이름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즉 일반 보춘화에서 변이(變異)를 일으켜 감상가치를 높인 품종에 한해 한국춘란이라 부르고 그 외는 모두 민춘란이라 부릅니다. 그런 이유로 엄밀히 분류하면 민춘란을 한국춘란이라 부르는 것도 잘못된 것입니다.
동양란이나, 양란이니, 야생란이니 하는 용어들이 모두 원예학적인 분류에 의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식물학에서 위의 명칭들은 전혀 사용되고 있지 않습니다. 이와는 달리 한란(寒蘭)이나 풍란(風蘭), 석곡(石斛) 등은 일반 식물학명이 원예용어와 함께 쓰이고 있습니다. 한란·풍란·석곡 모두 원예명으로 한란·풍란·석곡으로 불리며 식물명으로도 한란·풍란·석곡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물론 세계적으로는 공통된 학명(學名)을 사용하고 있습니다.<난몰에서 펌)
출처 : | 하오난 | 글쓴이 : 사래실 원글보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