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관리 기술

[스크랩] 장마철 난관리

여주&토야 2006. 9. 27. 20:08
장마관리와 몇 가지 고정관념 벗어나기-1

 

이제 곧 장마가 시작됩니다. 올 장마는 짧지만 집중적인 호우가 예상된다는 것이 기상대의 예측입니다만, 애란인으로써 장마철에 대한 걱정은 누구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작으나마 도움이 될만한 정보들을 찾아 올리겠습니다.(난초야 놀자 배상)

 

 

난에 대한 고정관념 몇 가지

 

장마철이다. 후텁지근한 날씨가 사람을 힘들게 한다. 그렇지만 난은 이때가 가장 잘 자란다. 많은 사람들이 고온다습을 걱정하지만 자생지나 잘 자라는 난실을 보면 딱히 걱정할 것만은 아닌 것 같다. 고온다습도 따지고 보면 상대적인 것이다.

 

같은 고온다습에도 난실 조건이나 물 주기, 시비 따위에 따라 난들이 잘 자라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절대적인 기준을 가지고 난을 관리하게 되면 무리한 방법이 나오게 된다. 이를테면 온도가 몇 도(℃) 이상 올라가면 난들이 위험하다 해서 자연스럽지 않은 방법을 찾게 되면 끝없이 어려워진다.

 

한 여름에 난들이 상하는 것은 날씨 탓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개는 물을 너무 자주 주었다거나 반대로 너무 드문드문 준 탓이다. 그러므로 난 기르기에 대한 생각을 조금 고쳐 가질 필요가 있다.

 

그 가장 흔한 것이 자기 경험에 대한 무조건에 가까운 신뢰이다. 이를테면 ‘지난 여름 온도가 얼마나 올라갔을 때 난들이 상했는데’ 하는 생각을 잊지 않고 있으면 그때의 온도 이상으로 난실이 더워진다는 것은 생각하기도 싫게되며 용납할 수도 없을 것이다. 그러니 강제환기를 시키고, 습도를 맞추기 위해 온갖 방법을 다 찾는다.

 

하지만 몇몇 난실을 방문해 보면 이 시기 거의 40 ℃를 육박하는 고온에서도 난들은 잘 견딘다. 대개의 애란인들은 여름철 더위에 대해서 히스테리에 가까운 부담을 안고 있다. 하지만 40 ℃를 육박하는 난실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더위에 대한 많은 걱정은 대개가 애란인 스스로가 만든 것에 불과하다.

 

다음은 애란인들의 배양결과에 대한 나름의 분석이다. 난이 잘 자랐으면 왜 잘 자랐는지, 난이 상했으면 왜 상했는지에 대한 좀더 철저한 분석과 이해가 따라야 한다.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한국춘란을 비롯한 동양란들은 40 ℃를 육박하는 고온에서도 견딘다. 그럼 이보다 낮은 온도조건인데도 상했다면 온도라는 요인에 의해서만 난이 상한 것은 아니다. 어차피 난실 온도를 내리는 것이 어렵다면 다른 조건을 바꾸어 극복하는 것이 좋다.

 

이를테면 물주는 횟수를 다시 조절해 준다든지 분이나 배양토, 시비 등 제반 문제를 종합해서 생각하는 버릇을 가져야 한다.

 

실제 난이 상하는 것을 보면 어느 특정의 한 요인 때문에 상하는 경우는 드물다. 참고로 난들은 햇빛이 많으면 잎이 거칠어지고 윤기가 떨어진다. 심하면 엷은 황색을 띠기도 한다. 그러면 현재보다 난실을 조금 어둡게 해주어야 한다. 반대로 잎이 지나치게 길게 자라 웃자라는 느낌이 든다면 햇빛이 부족한 것이다. 물론 판단이 쉽지 않다. 그렇지만 한두 해 하다보면 난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판단할 수 있게 된다. 이런 경험으로 빛 가리는 정도를 조절하거나 환기를 개선해 나가면 된다.

 

또 이 시기, 잘 자라던 신아가 생기를 잃어가다 어느 날 쑥 뽑혀 나온다면, 대개는 물을 너무 자주 주었거나 뿌리가 상해서 분 속 수분이 잘 마르지 않고 정체되어 문제가 생긴 것이다. 햇빛을 적당히 가려주었는데도 잎이 거칠어지고 윤기도 없다면 송풍기나 선풍기 바람을 너무 오랫동안 쐬어 나타나는 증상일 수도 있다.

이밖에 이 시기 신아 자람이 더디고 또 약하다면 영양부족인 경우가 많으며, 자라다 멈추는 현상이 나타나면 너무 자주 분을 옮겨주거나 한 경우이다. 또 너무 햇빛이 많아도 신아가 더디 자란다.

 

분갈이 할 때 살펴볼 수 있지만 뿌리로도 환경을 조절해 주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뿌리가 가닥이 많고 다른 것에 비해 가늘고 길다면 물이 조금 부족했거나 난실을 다소 밝게 해서 빛을 많이 받았다는 이야기가 된다. 반면, 뿌리가 굵고 가닥수가 현저하게 적다면 조금 습하게 길러 나타나는 현상이다.

끝으로 자생지에 대한 생각이다. 많은 애란인들은 자생지가 난이 자라는데 최상의 조건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면서 자생지의 환경을 가장 완벽한 환경이라고 여기면서 여기에 모든 것을 맞추어 주려는 것이다. 그러나 알고 보면 자생지는 결코 난이 자라는데 최적의 환경이 아니다. 오히려 학자들에 따르면 최소의 여건이라고 한다.

 

물론 자생지의 주변 나무와 풀들의 생태 주변 여건, 생장주기 등은 난을 기르는데 많은 것을 알려준다. 그러나 그것 이상은 아니다. 자생지의 부엽토를 가져다 비료를 만든다고 하고, 분 위에 산 이끼를 덮어주고 하는 것은 지나친 것이다. 또 자생지를 살펴보니 초속 몇 미터로 바람이 부니까 난실에서도 약한 바람을 어떻게 해주는 것이 좋다는 따위의 일은 너무 편협한 자생지 따라하기가 아닐까 한다. 

 

月刊 蘭과生活 2003년 7월 호에서 발췌한 기사문입니다


출처 : 인왕산 호랑이  |  글쓴이 : 컨 원글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