性에 관련된 속담 중에 "봄 응응은 쇠 젓가락을 녹이고, 가을 거시기는 무쇠 판을
뚫는다"는 아주 야리꾸리한 속담이 있습니다. 한마디로 말해 봄은 여자의 계절이고
가을은 남자의 계절을 나타낸 속담이지요.
거두절미하고 가을은 명자네 집 수캐 워리가 바람나듯 싸돌아 다니며 저지래 치기
좋은 계절입니다.
나더러 어느 블로그님이 그러시더군요.
요즘 왜 뭐땜시롱 떡방아간 얘기는 안 하냐고..
내가 떡방아간 얘기를 안 하니깐 토옹 오르가즘을 느끼지 못하고 산다나 뭐 한다나
그래서 내가 그랬지요. 안 하는 게 아니라 못하는 거라고...
떡방아간 얘기도 신명이 나야 재미난 법인데 맨 날 남에 떡방아 찧는 얘기만 하다
보니 정작 내 떡방아간은 가을이 돌아 와도 개점 휴업상태 입니다.
하루빨리 방앗간 사업을 정상화해야 할텐데.. 블로그에 거미줄을 처 놓고 기다려도
떡방아 같이 찧자는 뇬 하나도 없으니 그게 문제 입니다. 나 원 참..
10월의 하루가 그냥 그렇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억수로 기쁘고 즐거운 일도 없고, 그렇다고 슬프고 괴로운 일도 없고, 술에 술탄
듯물에 물 탄 듯 뜸 물에 거시기 담근 듯 일상이 그렇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그래도 변한 게 있다면 한결 높아진 가을 하늘이 이가 시리도록 푸르고 깊다는 것
과 아침저녁 오르내리는 앞산 오솔길에 개 옷 나무 가지가 어느새 붉은 옷으로 갈
아 입고 길손을 맞는다는 사실입니다.
感性이 풍부한 녀석들은 사소한 季節의 變化도 놓치지 않고 敏感하게 반응하며 옆
구리가 시리다는 둥 어떤 지지배와 원 없이 떡방아를 찧고 싶다며 공연히 쓸쓸한
척 분위기를 띄우지만 나이가 든다는 것은 생각도 함께 무디어 가나봅니다.
가슴 시리도록 몸살을 앓을 대상자도 없고 누군가 못 견디게 보고싶어 미치고 환장
하고 팔딱 자빠질 그리움도 없습니다. 하지만 단 한 사람이 전봇대 뒤에 숨어서 나
를 주시하고 있습니다. 억 그제 갈바람 스치듯 잠깐 스치고 지나간 영자뇬이 뼈에
사무치도록 보고 싶습니다.
영자야 또 보고 잡다. 시방은 어디서 무얼 하고 있니. 네가 이 글을 읽거들랑 속히
소식 주그라.. 알긋냐?
하지만 이런 감정도 어제가 다르고 또 오늘이 다르고 해 년이 다릅니다.
작년 이맘때만 하더라도 소슬바람이 옷깃을 스치기만 해도 세상 온갖 시름 나 혼
자 다 짊어진 양 가슴을 쓸어 내리며 엄청 쓸쓸한 척 소리내어 많이 처 울었는데
올해는 유난히 변덕스런 여름 날씨 탓인지 아직도 몸살을 앓을 정도로 가슴이 시
려 오지 않았습니다.
엊그제 우리 회사에 저명한 외래강사님을 모시고 특강이 있었는데 강연 제목이"인
생이 무엇이다 냐."란 주제로 강연을 하셨는데 참 느낀바가 많습니다.
강사 님이 그러시더군요. "하루라도 핏기 있을 때 싸돌아 댕기고 하고 싶은 거 참
지말고 다 하고 놀으라고..늙어지면 후회하는 첫 째가 왜 젊어서 재미나게 못 놀았
나 그게 후회가 된다네요. 벽에 똥 칠 하도록 궁상맞게 오래 살아봐야 자식놈한테
눈칫밥만 얻어먹고 뭐 좋을 게 하나도 없데요. 나이 들면 집에 누워있으나 뒷동산
에 누워 있으나 누워 있긴 마찬가지고 쓸쓸하긴 매 한가지라고 합니다. 그래서 가
능하면 젊어서 가진 지랄 뿌라스 염병지랄 알파 개지랄을 떨다가 요단강을 건너도
때가 늦지 않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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