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한 숭어완자탕에 전혀 안 어울리는
썰렁한 남표니의 넝~~담"
며칠 전 한국에 있는 지인(知人)과 메일을 주고 받던 중,어느덧 찾아온 겨울 소식과 함께 따끈한 오뎅탕 얘기가
나왔습니다. 이제는 홍콩도 무더위가 물러가고 얇은 스웨터를 꺼내 입어야 하는 초가을에 접어드는 마당이라서 그랬을까요? '뜨거운 오뎅국물에 소주
한 잔' 생각이 하루종일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밖에서는 '호호' 하얀 입김이 불어지고,포장마차 안에서는 오뎅솥 뜨거운 김이 펄펄
나는 추운 겨울밤의 정겨운 정경과 함께 말이죠.
한동안 더운 날씨 때문에 탕이나 국 종류는 좀 멀리했었는데 마침 오뎅탕 얘기도 나온 김에 무언가 뜨근한 탕 거리로 저녁을 준비해봐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생각 같아서는 머릿속에서 맴도는 그 오뎅탕을 끓여보고 싶었지만 바로 그 맛을 낼 수 있는 재료를 구하기가 힘들어서 이내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왜냐하면 저와 남편이 좋아하는 오뎅은 홍콩의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고급 오뎅이 아닌, 소위 '책받침 오뎅'이라고 불리우는,한국에 있을 때 재래시장에서 한 무더기에 1-2천원이면 살 수 있었던 저가(低價)의 오뎅이거든요.
백화점 어육코너에서 판매하는 것처럼 고급 생선살이나 야채가 들어간 것도 아닌, 어떤 생선을 갈아 넣었는 지 솔직히 알 수 없는 오뎅이지만 다시마랑 무를 큼지막하게 썰어넣고 멸치를 넣어 국물을 낸 후, 그 오뎅을 넣어 먹으면 왜 그렇게 맛이 있는 것인지요. 더구나 자글자글 주름을 잡아 긴 꼬치에 끼워 놓은 포장마차 오뎅을 간장에 찍어 한 입 베어물때면 어느새 다른 한 손은 주머니 속을 헤짚으며 잔돈을 만지작거리게 됩니다. 부담없는 '잔 소주' 한 잔 생각이 저절로 나니까요.
이런 생각을 하며 냉장고 문을 열고 이것 저것 탕에 어울리는 재료를 찾아보았지만 마땅한 것은 없고 다진 쇠고기 조금이랑 얼마 전 사다 놓은 숭어 한마리가 눈에 뜨이더군요. 한국에서라면 싸구려 오뎅에 비해 턱없이 비싼 가격의 생선이지만 홍콩에서의 숭어 가격은 약 1500원 정도로 고등어의 반 값에 지나지 않는 저렴한 생선입니다. '이가 없으면 잇몸'이라고, 따끈한 탕이 생각난 오늘, 마침 감기에 걸린 남편도 요즘 일 때문에 많이 피로해하는 것 같아 건강식으로 다진 쇠고기에 숭어살을 넣어 만든 숭어 완자탕을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살을 발라 놓은 전 감 흰 살 생선을 사서 준비하면 저렴한 비용으로 평소에도 손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원래는 '준치 완자탕'이 제격이라지만 비린내가 나지 않는 저렴한 흰 살 생선으로 준비해도 전혀 문제될 것은 없어요.
시간이 좀 걸리는 요리긴 하지만 밖에서는 좀처럼 사 먹기 어려운 메뉴라서 그만큼 만든 보람은 있습니다.
그런데 그 보람도 잠시... .
모처럼 정성을 들여 생선 완자탕을 만들고 '맛있다, 수고했다'란 말을 기대하며 식사하는 남편의 얼굴을 빤히 보고 있자니 그런 말은 오간데 없고 유행 다 지나간 농담을 하는데 그만 맥이 탁 풀리더군요.
뭐 'ㅅ'으로 시작하는 슈베르트의 작품은 숭어고 'ㅂ'으로 시작하는 베토벤의 작품은 붕어라나요? '뜨거운 탕 먹으면서 정말이지 그런 썰렁한 농담을 하고 싶을까'하는 마음에 어이가 없어 눈을 흘겨주고 그냥 아무 말도 안 했습니다.
그런데, 남편을 배웅하고 뒤돌아서는데 자꾸만 그 '붕어 얘기'가 떠오르지 뭡니까? 설겆이 하면서 낄낄대며 혼자 한 참을 웃었습니다.이래서 부창부수란 말이 있는 것인지요?
다음에는 숭어와 양지머리를 넣어 만든 승기악탕(勝妓樂湯)을 만들어 볼까합니다. 승기악탕이란, 대동강 지역의 유명한 북한 요리인데 기생과 함께 풍류를 즐기는 것을 뛰어 넘는 훌륭한 맛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정말 그런 지 아닌 지 시험 한 번 해 보고 싶네요.
재료
한동안 더운 날씨 때문에 탕이나 국 종류는 좀 멀리했었는데 마침 오뎅탕 얘기도 나온 김에 무언가 뜨근한 탕 거리로 저녁을 준비해봐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생각 같아서는 머릿속에서 맴도는 그 오뎅탕을 끓여보고 싶었지만 바로 그 맛을 낼 수 있는 재료를 구하기가 힘들어서 이내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왜냐하면 저와 남편이 좋아하는 오뎅은 홍콩의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고급 오뎅이 아닌, 소위 '책받침 오뎅'이라고 불리우는,한국에 있을 때 재래시장에서 한 무더기에 1-2천원이면 살 수 있었던 저가(低價)의 오뎅이거든요.
백화점 어육코너에서 판매하는 것처럼 고급 생선살이나 야채가 들어간 것도 아닌, 어떤 생선을 갈아 넣었는 지 솔직히 알 수 없는 오뎅이지만 다시마랑 무를 큼지막하게 썰어넣고 멸치를 넣어 국물을 낸 후, 그 오뎅을 넣어 먹으면 왜 그렇게 맛이 있는 것인지요. 더구나 자글자글 주름을 잡아 긴 꼬치에 끼워 놓은 포장마차 오뎅을 간장에 찍어 한 입 베어물때면 어느새 다른 한 손은 주머니 속을 헤짚으며 잔돈을 만지작거리게 됩니다. 부담없는 '잔 소주' 한 잔 생각이 저절로 나니까요.
이런 생각을 하며 냉장고 문을 열고 이것 저것 탕에 어울리는 재료를 찾아보았지만 마땅한 것은 없고 다진 쇠고기 조금이랑 얼마 전 사다 놓은 숭어 한마리가 눈에 뜨이더군요. 한국에서라면 싸구려 오뎅에 비해 턱없이 비싼 가격의 생선이지만 홍콩에서의 숭어 가격은 약 1500원 정도로 고등어의 반 값에 지나지 않는 저렴한 생선입니다. '이가 없으면 잇몸'이라고, 따끈한 탕이 생각난 오늘, 마침 감기에 걸린 남편도 요즘 일 때문에 많이 피로해하는 것 같아 건강식으로 다진 쇠고기에 숭어살을 넣어 만든 숭어 완자탕을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살을 발라 놓은 전 감 흰 살 생선을 사서 준비하면 저렴한 비용으로 평소에도 손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원래는 '준치 완자탕'이 제격이라지만 비린내가 나지 않는 저렴한 흰 살 생선으로 준비해도 전혀 문제될 것은 없어요.
시간이 좀 걸리는 요리긴 하지만 밖에서는 좀처럼 사 먹기 어려운 메뉴라서 그만큼 만든 보람은 있습니다.
그런데 그 보람도 잠시... .
모처럼 정성을 들여 생선 완자탕을 만들고 '맛있다, 수고했다'란 말을 기대하며 식사하는 남편의 얼굴을 빤히 보고 있자니 그런 말은 오간데 없고 유행 다 지나간 농담을 하는데 그만 맥이 탁 풀리더군요.
뭐 'ㅅ'으로 시작하는 슈베르트의 작품은 숭어고 'ㅂ'으로 시작하는 베토벤의 작품은 붕어라나요? '뜨거운 탕 먹으면서 정말이지 그런 썰렁한 농담을 하고 싶을까'하는 마음에 어이가 없어 눈을 흘겨주고 그냥 아무 말도 안 했습니다.
그런데, 남편을 배웅하고 뒤돌아서는데 자꾸만 그 '붕어 얘기'가 떠오르지 뭡니까? 설겆이 하면서 낄낄대며 혼자 한 참을 웃었습니다.이래서 부창부수란 말이 있는 것인지요?
다음에는 숭어와 양지머리를 넣어 만든 승기악탕(勝妓樂湯)을 만들어 볼까합니다. 승기악탕이란, 대동강 지역의 유명한 북한 요리인데 기생과 함께 풍류를 즐기는 것을 뛰어 넘는 훌륭한 맛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정말 그런 지 아닌 지 시험 한 번 해 보고 싶네요.
재료

생선 1마리 혹은 뼈를 발라낸 전유어 용 생선살
(동태, 가자미 등 흰 살 생선이면 어느 것이나 좋아요)
쇠고기 반 근(300그램)
소금, 후추, 다진마늘 1큰술, 다진 파 1큰술,
녹말가루 약간, 참기름 2작은술, 국간장, 달걀 지단 약간
1.생선에서 뼈와 가시를 골라낸 다음 살만 발라 다진 쇠고기와 양념 등과 함께 큰 볼에 담아 놓습니다. 살짝 찌거나 삶으면 살을 발라내기 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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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선을 살짝 찌거나 데쳐내면 뼈를 발라내기 쉽습니다. |
2.살을 발라내고 남은 머리와 가시, 뼈를 냄비에 넣고 물을 부어 푹 끓여 국물을 만들어요.팔팔 끓여 육수를 만든 후 체에 걸러 가시를 발라내고 맑은 국물만 따라 냄비에 보관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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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나 다시마, 멸치가루를 넣으면 국물맛이 더 좋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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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국물이 만들어지는 동안 생선살에 다진 쇠고기, 파, 마늘, 소금, 후추, 참기름,약간의 녹말을 넣어 오래도록 주물러 치대 끈기가 생기도록 한 후 지름 2cm정도의 완자를 빚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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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자는 한꺼번에 많이 만들어 냉동해두어도 좋습니다. |
4.완자에 밀가루나 녹말가루를 얇게 입혀 투명해질 정도로 찜통에 한 번 쪄 줍니다.이 과정을 생략해도 상관은 없어요. 밀가루 옷 대신 달걀물을 살짝 입혀 끓는 육수에 넣어도 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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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자를 찜통에 쪄 내면 국물이 탁해지지 않아서 음식이 훨씬 깔끔해집니다. |
5.펄펄 끓는 생선육수에 빚어낸 완자를 넣어 떠오를 때 까지 끓이면 완성입니다.파뿌리와 마늘을 조금 넣어 끓여 비린내를 없애고 국간장과 소금으로 간을 합니다.대파를 송송 썰어 넣으면 향과 맛이 더 좋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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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자가 떠 오르면 다 익은 것입니다. |
6.곱게 부쳐낸 달걀 지단과 파 등으로 고명을 얹어 따끈할 때 상에 내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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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선살 대신 조개나 오징어를 다져 넣어 만들어도 맛이 아주 좋아요. |
완자를 빚어 냉동 보관했다가 멸치국물을 우려 끓인 후 무국이나 떡국등 맑은 국을 만들 때 몇 개씩 퐁당 퐁당 떨어뜨려 익혀내도 좋습니다.
추운 겨울 아침, 출근길 남편들의 아침 식사로 준비하면 속도 따뜻해지겠지요. 게다가 자극적이거나 국물이 느끼하지도 않아 부담도 없구요. 다진 고기까지 넣고 만든 것이라서 아침 식사로 준비하면 하루종일 속이 든든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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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너와집나그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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