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효 미생물에 대하여
퇴비를 썩히지 않고 발효시키는 것이 좋다하여 그동안 많은 발효 효소들이 상품화되어 유통되어 왔고, 농민들은 이들 효소가 첨단의 생명공학 기술에 의해서만 만들어질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여 왔다. 얼마 후에는 역시 우수한 생명공학 기술로 개발된 미생물이라 하여 각종 균제들도 개발되고 상품이 난무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미생물은 미생물의 입장에서 환경이 완벽한 시설에서 단기간에 배양을 해야만 사업성이 있는 것이므로 유통되는 단계에서는 우수하지만 환경이 열악한 토양에 투입되면 자연조건에서 왕성한 세력으로 증식된 토착균들에게 제압될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현재는 현재의 자연환경에서 다른 잡균을 제압하고 세력을 떨칠 수 있는 미생물이라야 농업적으로 이용가치가 있으므로 그들 유익한 미생물이 우점(優占)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 정설로 대두되었다. 김치는 젖산균이 증식되어 맛을 내고 영양가를 높이는 것이지만 젖산균을 접종하지 않아도 간을 맞추고 양념만 잘 배합하면 공기와 물 속에 떠돌아다니던 이들 미생물이 정착하여 증식된다. 된장은 낫도균이 번식하기 시작하여 젖산균과 효모가 왕성하게 증식됨으로서 맛을 내고 영양가를 높이는 것이지만 낫도균을 접종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마찬가지로 농업적으로 유용한 미생물도 돈 들여 접종할 것이 아니라 그들 미생물이 왕성한 세력을 과시할 수 있는 환경만 만들어주면 되는 것이다. 다만 농약을 사용하던 토양에는 농업적으로 유익한 미생물들이 지극히 감소되었거나 활력을 잃고 있으므로 초기 수년간만은 종균을 접종하는 것이 수확량이 감소하는 것을 방지하고 품질 저하를 막으며 빠르다는 것이다.
1. 누룩균(麵菌)의 정체
● 누룩균의 특성
■분 류 : 곰팡이류의 사상균
■좋아하는 PH : 미산성
■좋아하는 계절: 겨울
■좋아하는 장소: 서늘한 숲의 낙엽 밑
무엇이든지 곰팡이가 착 생하면 균사가 폭신폭신한 솜털 모양으로 퍼진다. 발효시에는 대개 누룩균이 최초로 활동하므로「발효의 스타터(starter)」라 고 말한다. 된장 만들기, 균비, 발효비료, 토양발효 등 어떠한 발효에도 이 균이 없으면 발효는 시작되지 않는다. 된장의 설명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미산성의 분해 효소를 내어 단백질과 지방을 분해시킬 수도 있지만 능률은 떨어진다. 셀룰로오스와 같이 단단한 조직이라든가 유기물의 세포 속까지는 좀처럼 먹어 들어가지 못한다. 메주의 발효에서도 콩의 껍질이 단단하여 좋아하지는 않지만 삶아 놓기 때문에 쉽게 착상할 수가 있는 것이다.
누룩균이 좋아하는 것은 탄수화물(전분)이다. 이를 분해하여 포도당이나 과당의 단당류로 저분자화 하는 것이다. 미생물은 공통적으로 단것을 좋아하며 이 당분이 없으면 대부분의 균은 아무런 활동도 시작하지 않는다. 그러나 당이 여러 분자가 모여서 이루어지는 탄수화물의 상태로는 너무 커서 바로 이용할 수 없기 때문에 누룩균이 최초로 작고 먹기 쉬운 단당류를 많이 만들어 놓으면 비로소 다른 균들이 나타나 그 당을 먹이로 활성화되기 시작한다. 고로 균비 만들기에서도 누룩균이 먼저 활동하게 되는 것이다.
이 누룩균이 활성화되면 단 감주의 향기가 나고, 너무 높은 온도는 좋아하지 않으며, 25~30℃정도의 온도에서 활발해지므로 균 중에는 저온~중온균에 해당된다. 그러므로 계절은 겨울을 좋아한다. 그래서 옛부터 술을 빚는 것도, 된장을 만드는 것도 겨울이다. 균비를 만드는 것도 겨울이 좋다고 말하는 것은 누룩균을 증식시켰을 때 가장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도 발효비료를 만드는 도중에 45℃이상으로 온도가 상승하면 이 균은 죽고 만다. 죽지만 누룩균이 내놓은 효소만은 계속 활동하여 당화작용은 계속된다.
이때는 균종이 고온균으로 바뀌므로 온도는 60℃ 정도까지 올라간다. 메주균이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이면 고온을 좋아하는 메주균이 활성화 되어 나타난다. 그러나 누룩균은 전멸하는 것이 아니라 고온이 지속되는 동안만 온도가 높지 않은 표면이라든가 공기 중에 피난하여 머물고 있게 된다. 환경이 더욱 나빠지면 포자를 날려 개체수는 얼마든지 늘릴 수 있다.
수분이 많은 것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50%이하가 좋다.「균비의 수분은 40%정도가 좋다」고 말하는 것도 이 균의 환경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좋아하는 pH는 미산성이며, 자연계에서는 서늘한 산림 속에 많이 머물고 있다. 겨울과 봄에 낙엽 밑에서 부엽층을 채취하여 오면 토착 상태의 누룩균을 얻을 수 있다. 이른봄에는 쑥에도 많이 붙어 있다.
2. 메주균(황곡균/黃菌)의 정체
● 황곡균의 특성
■분 류 : 세균류
■좋아하는 PH : 알카리성
■좋아하는 계절: 여름
■좋아하는 장소: 논(수분100%를 좋아함)
곰팡이와는 달리 균사는 발달하지 않는다. 뚜렷하지는 않지만 많이 번성하면 흰 무리모양으로 보이며, 이름대로 청국장을 만들 때 활동하는 균이다. 끈적끈적한 분해효소를 분비하여 콩의 단백질을 아미노산으로 바꾼다. 알칼리성을 가장 좋아하여 활동 중에도 알칼리성의 분해효소를 분비하면서 서식한다. 무어라 해도 특기는 분해로서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무엇이든지 분해하며, 누룩균의 부드러운 분해력과는 차원이 다르다. 특히 단단한 셀루로오스도 분해할 수 있는 것은 이 균과 뒤에 소개할 고초균(枯草菌)이다.
발효비료를 만들 때에도 경질 유기물의 세포까지 파쇄 할 수 있는 것은 이 균 밖에 없다. 이 균이 단당류로 분해하여 놓으면 젖산균의 작용을 거쳐 최후에 효모균이 합성작용을 하여 비효가 높은 발효 비료로 만들게 된다. 이 균은 고온을 좋아한다. 물도 매우 좋아하므로 여름의 논에 다량 서식하고 있다. 그렇지만 산소도 매우 좋아한다. 볏짚에서 잘 쉬고 있으므로 옛 사람들은 볏짚에서 청국장 균을 유도해 내었다. 고온을 좋아하므로 발효비료를 만들 때에는 70℃정도까지 고온 환경을 만들면 발효가 촉진되고, 간장의 아미노산 냄새가 진하게 나게 된다.
그러나 그대로 방치해두면 활성이 지나치게 되어 단백질을 아미노산으로 분해한 것을 계속해서 암모니아로까지 분해 해버리게 된다. 발효비료를 유기물이 아닌 무기의 암모니아로 변화시키면 모두가 휘산하고 만다. 따라서 이 균의 계속적인 분해를 정지시키려면 온도를 내려 수증기가 올라가는 것을 중지시키고, 재료를 펴서 온도를 내려 주어야 한다. 메주균이 많은 당과 아미노산을 생산하여 놓으면 이를 먹이로 하는 젖산균이 뛰어 들어온다. 실제는 젖산균을 물에 풀어서 살포해주면 더욱 확실하다. 젖산균이 서식하면 산성인 젖산을 분비하여 자연스럽게 메주균의 활성을 낮추어 준다.
3. 고초균(枯草菌)의 정체
메주균의 일종이다. 흔히 바실러스(Bacillus)균으로 부르기도 한다. 메주균은 논에 살면서 흔히 볏 짚에 머물고 있지만 고초균은 메주균 보다도 건조에 좀 강하므로 밭에 많이 서식하고 있다. 띠풀과 갈대에도 잘 붙어 있으며 발효비료를 띠풀이나 갈대로 덮어주면 메주균 대신으로 번식한다. 고초균도 메주균과 같은 정도로 강력하게 단백질이나 전분을 분해할 수 있다. 더운 것을 좋아하므로 여름 에 토양을 발효시켜 끈적끈적한 분해효소를 분비하여 단립(團粒)화 시키는 역할을 한다.
4. 젖산균(乳酸菌)의 정체
● 젖산균의 특성
■분 류 : 세균류
■좋아하는 PH : 산성
■좋아하는 계절: 봄~장마, 가을
유산균 음료로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젖산균은 깨끗한 것을 좋아하며, 당을 대단히 좋아하므로 누룩균이나 메주균이 만들어 놓은 당을 먹이로 번식한다. 분해도 약간은 하지만 그다지 활발하지는 않다. 유기산인 젖산을 많이 내놓아 pH2.0~2.5의 강산성을 만드므로 강력한 살균력을 발휘하여 잡균을 청소하고, 발효의 전 단계에서 활동하던 메주균의 지나친 활동으로 암모니아가스를 생성하는 것도 제동을 건다.
젖산균이 pH를 내려 줌으로서 여러 가지 아미노산, 비타민, 호르몬, 핵산 등을 합성하는 효모균이 쉽게 정착하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다. 산성을 좋아하므로 균계(菌界)에서는「소독꾼」이라든가「청소꾼」이라 불리기도 한다. 40~50℃ 정도의 중온(中溫)을 좋아 하지만 100℃가 되어도 죽지는 않는다. 통성혐기성 세균이므로 산소가 있든 없든 살 수 있다.
자연계에는 지나치게 덥다던가 지나치게 추운 것은 싫어하여 봄은 벚꽃이 필 무렵부터 장마기까지와 가을의 단풍 무렵에 가장 활동이 왕성하다. 이 무렵에 생쌀겨를 밭에 뿌려 주면 번식이 잘 된다. 젖산균이 분비하는 유기산은 흙에 고착하여 불용성이 되어 있는 미네랄을 용출시켜 가용화 한다든지, 킬레이트(Chelate)화 하여 식물에 흡수되기 쉽게 하여준다. 이 유기산은 아주 묽어져서 작물에 흡수되면 작물체내의 체액을 조정하여 내병성을 높인다든지, 장마에도 수종(水腫)이 생기지 않는 체질로 만들어 놓는다. 그 외에도 토양에 증식되면 많은 유익한 활동이 나타난다.
젖산균을 자연에서 채취하는 한가지 방법으로는 쌀의 첫 뜨물을 대형 비커에 10~15㎝ 깊이로 넣고 한지로 뚜껑을 씌워 15℃정도의 음침한 곳에 10일간 놓아두면 연황색으로 되어 시큼한 냄새가 날 때 우유에 증식시킨다.
그러나 최근에는 젖산균에 대한 연구가 많이 진전되어 용도에 따라 적합한 균이 많이 개발되어 있어 토양 발효용으로는 발효력이 뚜어난 Bulgaricus, Acidophilus, Plantarun 등을 분리 배양하여 이용하고 있다.
5. 효모균(酵母菌)의 정체
● 효모균의 특성
■분 류 : 효모류(酵母類)
■좋아하는 PH : 산성
■좋아하는 계절: 가을
■좋아하는 장소: 포도의 과일표면
효모야말로 발효의 왕이며, 발효과정의 종결 단계라고 할 수 있다. 누룩균, 메주균 등이 유기물을 분해하고, 젖산균이 정착조건을 만들어 놓으면 양질의 아미노산, 핵산, 지방산, 호르몬, 비타민 각종 미네랄 등으로 합성하는 역할을 하므로 합성균이라고 말할 수 있다.
된장의 영양이 풍부해지고, 맛이 좋아지는 것이나 발효 비료가 소량으로도 작물의 생육을 건전하게 하는 것도 모두 효모균이 최후의 합성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인간이 체내에서 합성할 수 없는 8가지의 필수아미노산을 만들 수 있는 것도 효모균 뿐으로 효모로 만든 발효식품을 먹으면 인체도 건강해진다.
잘 만들어진 발효비료는 전체가 효모균의 균체 덩어리로 되어있으므로 이를 농경지에 시비하면 균체속의 중요한 유기영양소를 이용하여 논 밭의 미생물이 일제히 분해력을 얻어 활동하므로 흙이 일거에 비옥해 지고 작물도 이를 흡수하므로 놀랄 정도로 생육이 건전해진다. 그러나 합성은 잘해도 분해는 못하기 때문에 최초의 먹이가 되는 당은 언제나 누룩균, 메주균, 젖산균이 만든 것을 이용해야 한다.
그러나 산소가 없을 때는 알코올을 만드는 합성을 하므로 발효비료를 만들 때도 자주 뒤섞어 주지 않으면 알코올만 만들게 된다. 산소가 풍부하면 급속도로 증식을 하므로 적극적으로 합성을 계속 진행한다.
고온과 알칼리성은 좋아하지 아니하므로 가을과 추운 겨울에 활동이 안전하고, 발효비료 제조는 마지막 단계에서 30℃이하로 낮추어 서서히 숙성시키는 것이 좋다. pH는 4~4.5정도가 적당하고, 고온으로 올리든가 물을 뿌려주면 부패균(酪酸菌)이 세력을 얻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한편 유안, 과석, 염화가리 등의 화학비료를 발효시켜 유기화 하고자 할 때도 효모균은 무기상태의 원소도 이용 하므로 화학비료일지라도 미네랄로 균체 내에 흡수하여 안전하게 보존하였다가 뿌리에 흡수시킬 수가 있으며, 다른 미생물도 활성을 띠게 한다.
효모가 건강하게 활동을 하고 있을 때에 조금씩 균비를 보충시켜주면 활력을 잃지않고 훌륭한 유기영양의 합성을 지속시킬 수 있다. 과일의 표면에 많이 서식하며, 특히 포도를 좋아한다.
6. 방선균(放線菌)
효모균으로 발효비료가 완성되었다고 생각하면 안된다. 건조시켜서 보관하는 동안에 방선균은 수시로 정착하게 된다. 방선균은 항생물질을 만드는 균으로 후사리움균(Fusarium) 따위의 병원균을 용균(溶菌)시키는 위력을 발휘하는 균이다.
산의 낙엽밑 깨끗한 흙에 산다. 건조하고 추운 곳을 좋아하므로 겨울에도 밭에서는 의외로 활동한다. pH가 9 정도의 강 알칼리의 분해효소를 분비하므로 분해력은 메주균 수준으로 강하며, 살균력도 강하다. 게껍질 같은 것을 밭에 넣어주면 더 많이 증식한다고 한다. 발효 비료 속에서 번식시키고 싶을 때는 산흙을 혼합해 주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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