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체위는 남성과 여성이 서로 마주보고 여성이 남성에게 매달려 다리로 허리를 감싸 안겨 위로 아래로 왔다 갔다 하는 자세다. 이 자세는 일단 남성이 힘이 아주 좋든가 여성이 아주 가볍던가 해야 한다.
“날 들어 올릴 수 있겠어?”라고 묻자 “그러게~ 당신이 깃털도 아니고….”라고 답한다.
“당신이 평소 관리 좀 해서 근육 빵빵하면 내 몸을 맡길 수 있으련만 불안하네.”
이 말에 남편은 자존심이 상한 모양이다. “아직까진 쌀 한 가마는 끄떡없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런 남편에게 기분 좋게 달려가 안겼다. 이렇게 남편에게 아이처럼 폴짝 뛰어 안겨본 게 얼마 만인지…. 카마수트라를 시작하기도 전에 기분이 무척 좋았다.
설레는 기분으로 삽입을 한 후 “봐? 아직 끄떡없다고 했지?”라며 위로 한 번 아래로 한 번 흔들어대는 남편. 그 바람에 남편에게서 떨어질까봐 나도 모르게 남편의 목을 힘주어 두 팔로 꼭 안았다. 정적은 흐르고 다시 위로 한 번 아래로 한 번을 반복했다. 하지만 체력적으로는 둘 다 정말 힘들었다. 그렇게 피스톤 운동을 조금씩 시도하다가 남편은 결국 나를 벽으로 밀착시켰다. 그리고 하는 말 “애욕의 벽 체위로 패스~.” 남편의 표정에서 힘들어 죽을 지경이라는 게 고스란히 나타났다.
애욕의 벽
이 체위는 크레인&슬라이드 체위처럼 서로 마주 보고 여성이 남성에게 매달려 허리를 다리로 감싸 안겨 남성이 위아래로 왔다 갔다 하는 자세다. 여성이 벽에 기대어 있기 때문에 크레인&슬라이드 체위보다는 아주 조금 힘이 덜 든다는 것이 장점이다.
남편이 나를 벽에 밀착시키고 위로 아래로 피스톤 운동을 시도했다. 나야 벽에 의지할 수 있어 힘이 덜 들었지만 남편은 허벅지에 힘이 많이 들어가는 자세였다. 이 체위 역시나 정적 속에서 헉헉거리는 소리만 들려오다 결국 남편은 날 내동댕이치고 말았다.
“헉헉~ 허벅지에 쥐 날 것 같아. 헉헉~ 좀 편한 자세로 패스~.” 숨차 하며 말하는 남편을 보니 역시 남자는 허벅지 힘이 중요하다는 걸 다시 한번 뼈저리게 느꼈다.
당신의 무릎과 의자 사이
이 체위는 남성이 의자에 앉고 여성이 남성 위에 올라앉아 하는 여성상위 체위다. 남편이 하도 힘들어해서 남편을 컴퓨터 의자에 앉히고 “힘들지? 편하게 앉아 있어” 하면서 이 체위로 오늘 섹스를 끝냈다.
남편이 힘을 쓰긴 썼는지 완전히 곯아떨어져서는 코를 드르렁 골면서 잠이 들었다. 그 모습을 보니 가여웠다. 아무래도 보약이라도 한 제 지어 먹여야겠다.
둘째 날
어제의 미션이 너무 힘들어서 오늘은 남편이 분명히 일찍 귀가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의외로 일찍 귀가해서는 “오늘은 어떤 체위를 할 건데?”라고 물었다. 놀라워서 “웬일이야?”라고 하자 “어차피 해야 하잖아. 오늘 다 끝내버리자. 회사 일 바빠.” 남편은 이제 미션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 그래서 오늘도 카마수트라 그림들을 보며 탐구생활을 시작했다.
거침없이 하이킥
이 체위는 남성과 여성이 서로 마주 서서 여성이 한쪽 다리를 남성의 어깨에 올려 몸을 밀착시키고 하는 체위다. 이 체위는 정말 몸이 유연해야 한다. 다리가 180° 찢어지는 여성이나 가능한 자세다. 시도를 했는데 허벅지 안쪽이 땅기면서 근육이 찢어질 듯한 고통으로 식은땀이 났다.
“아~ 다리 다리…”라며 내가 고통스럽게 울부짖자 남편은 마치 어제의 일을 복수라도 하듯 “나랑 더 붙어야 삽입이 되지. 다리를 완전히 일자로 올려야 돼”라고 말하면서 몸을 더 밀착시켰다. “으~악~” 하는 괴성과 함께 늘어나는 나의 허벅지 근육. 식은땀이 흘렀다. 그렇게 어렵게 삽입을 하긴 했는데 오랜 시간 섹스하기는 불가능했다. 덕분에 다음 체위로 패스.
당신 위의 풍차이 체위는 여성이 누워 있고 여성의 몸 위로 남성이 거꾸로 엎드려 하는 자세다. 기본적으로 마주보고 포개지는 게 아닌 서로의 발을 보며 포개지는 것이다. 이 체위는 정말 어려웠다. 일단 삽입이 힘들다.
남편의 성기가 발기가 되어 남편의 배꼽 쪽으로 향해 있는데 남편의 다리 쪽으로 꺾어 삽입을 하려고 하니 삽입이 잘 안 됐다. 게다가 삽입이 됐다가도 움직이면 빠지고 남편은 아파했다.
“이거 뭐야? 이 자세가 가능한 건가?”라고 이야기하자 “아마도 인도 남자들은 그게 길었나봐”라면서 웃었다.
후배위 플러스이 체위는 남성은 바로 선 자세에서 살짝 무릎을 굽힌다. 여성은 팔꿈치와 팔로 몸을 지탱하고 두 무릎을 굽혀 남자의 허벅지 위에 올린다. 남성은 여성의 양쪽 발목을 잡아 본인의 허벅지 위에 올린다. 진짜 어렵고 힘든 자세였다. 설명하기도 힘들다.
직접 보여줄 수도 없고…. “후배위 자세로 하니까 좋다”고 하는 남편의 말에 나 혼자만 힘들 수 없어서 고른 체위다. 하지만 난 팔과 허리에 힘이 들어가고, 남편은 허벅지와 허리에 힘이 무척 들어간다. 그래도 이 체위는 힘은 들었지만 느낌은 좋았다. 힘이 들어 체력이 떨어졌을 때 느끼는 오르가슴. 음~ 뭐랄까! 감기약 먹고 술 마셨을 때 핑~ 도는 기분이랄까?
우리는 이 체위로 섹스를 마무리했다. 그리고 남편에게 물었다.
“자기야 이번 미션 카마수트라 체위 어땠어?”라고 묻자 남편 왈
“새롭고 즐거웠어. 그런데 인간의 몸으로 할 수 있는 체위에는 한계가 있다는 걸 느꼈어.”
“한계는 무슨! 당신이랑 내 체력이 저질이라서 그렇거든요~.”
감격의 손수레
이 체위는 후배위 체위로 여성은 엎드려 다리 한쪽을 세우고, 한쪽 다리는 남성의 골반에 걸치면 남성은 서서 여성의 한쪽 다리를 잡고 하는 체위. 수레를 잡고 밀고 갈 것 같은 자세다. 수레가 되는 여성이 힘들지 남성은 힘들지 않은 자세다.
나는 엎드려뻗쳐 자세로 벌을 받는 것처럼 다리 뒤쪽이 땅겨오기 시작했다. “자기야, 다리에 쥐가 날 것 같아. 완전 벌 받는 것 같아”라고 하자 “좀 참아 봐. 난 뒤로 하니까 좋은데”라며 남편은 즐겼다. 어제의 복수를 하는 것이 분명하다. 나는 “다리 아파~ 다른 후배위로 패스”를 외쳤다.
남편과 나는 이번 미션도 재미있게 수행했다. 비록 지금 내 무릎은 시퍼렇게 멍이 들었고 우리 부부는 온몸에 근육통이 생겨서 몸살을 앓고 있지만 우리가 언제 이런 체위들을 해볼 것인가. 아무튼 이달 미션도 대성공이다.<기획 김민주 기자 글 주부 H씨 사진 이주석, 서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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